너의 글에 대한 첫번째 덧붙임.
소유는 착각이 아니다.
나에게 무언가를 갖는다는 건
살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뒤에 쌓여있는 결과물이다.
그것은 재화일 수도,
사람일 수도,
기억일 수도,
감정일 수도 있다.
가끔 앞으로 나가는 걸음이 힘에 부칠 때,
뒤돌아 앉아 내가 소유한 것들을 바라본다.
'가지고 있는 것을 잃을까 두렵다.'
'얻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할까 두렵다.'
이런 두려움들이
잠시 땅에 닿았던 엉덩이를 털게 만들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의지를 준다.
이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두려움은 없앨 수 없다.
잠시 외면할 수 있을 뿐,
언젠가 그것은 갑자기 찾아올 것이다.
두려워 했던 일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때가 되면 더이상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애써 외면했던 사람이건,
항상 걱정에 몸을 떨었던 사람이건,
다들 그때가 되면,
커다란 상실을 눈앞에 마주하게 되면,
대게는, (감정이 없는 사람을 제외하곤)
미친사람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아이처럼 울어버리거나,
아니면 넋이 나가버려
그저 멍하니,
눈만 뜨고 있을 수도 있겠지.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들인가?
두려움은 생존을 위한 감정이고
소유욕은 생존을 위한 본능이다.
이것보다 자연에 가까운 것이 있을까?
생명체의 본능을 외면하고
머리로만 자유를 찾을 것인가?
해보라.
할 수 있으면 그것보다 경제적인 방법이 또 어디있겠는가?
하지만 인간이 그렇게 훌륭한 존재이던가?